인스타그램에서 가장 이색적인 커뮤니티를 구축한 'Girlscarryingshit'의 설립자
할리 로브(Halle Robbe)를 만나 화제의 인스타그램 계정과 나이키(Nike)와의 협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건을 잔뜩 든 여성들의 모습이 커뮤니티 구축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이미지는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들은 바로 그 일을 해냈다. 이 인스타그램 계정은 2021년 할리 로브(Halle Robbe)가 개설한 이래 거의 50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모으며, ‘남다른 그립감’으로 결속된 취향이 비슷한 여성들의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론칭 후 몇 년이 지나, 로브는 패션과 문화 전반에서 차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7인과 함께 나이키(Nike)의 스튜디오 플리스(Studio Fleece) 캠페인에 참여하게 되었다. 다큐멘터리 감독, 노마드, 테이스트메이커 등 각기 다른 원형을 상징하는 출연진들은 각자의 고유한 시선을 통해 나이키의 시그니처 플리스를 재해석한다.
로브의 역할에 관해 말하자면, 나이키는 이 계정의 설립자인 그녀에게 각 캐릭터가 누구이며 그들이 들고 다니는 소지품을 통해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서 영감을 받아 각자를 위한 맞춤형 오브제 시리즈를 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리는 로브를 만나 ‘girlscarryingshit’의 탄생 비화와 나이키와의 협업, 그리고 그녀가 구상하는 커뮤니티의 발전 방향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전체 인터뷰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girlscarryingshit’의 탄생 배경에 대해 들려달라.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목표는 무엇이었나?
10대 시절 텀블러(Tumblr)를 엄청나게 많이 사용했는데, 덕분에 ‘묘하게 만족감을 주는’ 자연스러운 이미지에 대한 안목과 사회 정의에 대한 관심을 기를 수 있었다. 또한 나는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조금 꺼리는 편이다. 내가 포착한 것들과 그 피사체를 찍은 사진이 내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보다 나라는 사람을 더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특히 뉴욕으로 이사 와서 항상 걸어 다닐 무렵, 내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했던 한 가지는 바로 물건을 잔뜩 짊어지고 다니는 여성과 소녀들의 모습이었다.
나는 그들의 손에 들린 물건을 보고 그들이 어디를 가고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추측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물건을 이리저리 옮기기 위해 그들이 고안해 낸 다양한 형태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 역시 레드불 두 캔, 열쇠, 전화기, 지갑, 헤드폰을 들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현재 계정의 소개글과 비슷한 캡션을 달아 내 개인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진을 올렸다. 당시 팔로워는 700명 남짓이었는데, 친구들이 “나도 저러는데!”라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나는 바로 그날 계정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나와 내 친구들의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곧 친구의 친구들이 사진을 보내오기 시작했고, 그 다음에는 친구의 친구의 친구들이 보내는 식으로 점차 확산되었다. 내 목표는 그저 이 계정을 어디까지 키울 수 있을지, 규모가 커지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확인하는 것뿐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이 계정을 활용해 다른 여성들과 소녀들, 그리고 남성이 아닌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그것이야말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라고 생각한다.
거의 50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라니 정말 대단하다. 이렇게 거대한 커뮤니티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나?
감사하다. 그렇다! 나는 일상의 평범하고 단편적인 측면에 깊이 몰두하는 계정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런 콘텐츠를 원하는 수요가 분명히 있을 거라 확신했다. 내가 직접 사진을 찍지 않고 제보를 받는 방식, 얼굴을 노출하지 않고 이름과 태그만 사용하는 것, 캡션에 물건 목록을 나열하는 것 등 모든 것은 남성이 아닌 사람들 사이에 유대감을 형성하고 커뮤니티를 성장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미학적인 부분에만 치중한 것은 아니며, 그것이 이 계정이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사진을 보고 찾아오지만, 결국 그 사진이 상징하는 의미, 즉 여성들이 직면하는 더 깊은 교차적 불평등 때문에 이곳에 머문다. 나는 내가 구축한 플랫폼과 이를 통해 얻은 자원을 활용해 그 불평등을 조금씩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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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받은 제보 중 가장 독특했던 것은 무엇인가?
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나에게 있어서 부동의 1위는 갓 자른 머리카락 뭉치와 과속 딱지를 손에 쥐고 있던 소녀의 제보다.
이제 나이키의 새로운 스튜디오 플리스 캠페인에 합류하게 되었다. 이번 파트너십은 어떻게 성사되었나?
이번 캠페인에서 나이키는 자신들의 플랫폼을 활용해 나이키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커뮤니티 리더들을 조명했다. 이는 각 개인의 미션을 널리 알릴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내도록 영감을 주기 위함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굳이 정장을 입거나 값비싼 장비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질 좋은 후디 하나를 걸치고 손에 쥘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활용하면 된다.
룩북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활약하는 훌륭한 본보기일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이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 각자가 커뮤니티 안에서 어떻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나이키가 나와 파트너십을 맺은 이유는 나의 미션 역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어 그들이 가진 도구를 활용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돕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학적으로 아름다워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이다.)
캠페인에서의 역할과 작업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나는 인물들의 원형을 구상하고 설명을 작성했으며, 이를 시각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어떤 소품을 사용할지 결정했다. 또한 나이키 측에서 나에게 직접 피사체가 되어 달라고 요청했는데, 매우 메타적이면서도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다. 내 작업 과정에는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 다른 사람들의 대중적인 페르소나를 ‘파악’한 다음, 내가 알게 된 사실을 바탕으로 이를 만질 수 있는 오브제로 구체화하는 작업이 포함되어 있었다.
최종 소품 목록은 내가 인스타그램 사진에서 각 인물이 들고 있는 것을 본 물건, 프레임 밖에서 들고 있을 것이라 짐작한 물건(예를 들어, 노마드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었으므로 자전거 자물쇠와 헬멧을 들고 있을 것이라 가정했다), 그리고 지난 5년 넘게 매일 사진을 연구하며 사람들이 들고 다닌다는 것을 알게 된 실용적인 물건들의 조합으로 완성되었다. 그러고 나서 나이키는 나를 런던으로 초대해 각 촬영의 소품 스타일링을 직접 맡겼다. 그것은 아마도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girlscarryingshit’을 위해 사진을 촬영하거나 선택할 때 내가 가장 까다롭게 따지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오브제가 자연스러우면서도 동시에 미학적으로 보기 좋게 손에 들려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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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제작한 오브제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각기 다른 이유로 모두 마음에 들었다. 아메리카(America)의 배치는 이리저리 휘두를 수 있는 긴 오브제가 많아서 육체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다. (사무실에서 최고의 포즈를 찾기 위해 소품을 휘두르는 나의 비하인드 씬은 내 개인 계정 @hallerobbe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마이사(Romaisa)의 경우 동일한 오브제(카메라)를 여러 방식으로 다루어야 했는데, 이는 내가 항상 큰 만족감을 느끼는 ‘girlscarryingshit’의 단골 이미지 유형이다.
미리암(Miriam)의 촬영은 페미니즘적 성향이 가장 강하게 담겨 있었다. 여행을 떠날 때 필요한 물건과 여성이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갖춰야 하는 물건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내가 모든 이미지에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이기도 하다. 아야(Aya)가 들고 있던 모든 물건은 실제로 그녀가 평소에 들고 다니는 것을 보았던 것들이었고, 심지어 그녀는 자신이 직접 사용하는 물건들을 가져오기도 했는데, 이는 진정성을 향한 나의 끊임없는 갈증을 해소해 주었다. 그리고 내 자신의 사진은 모든 것을 시작하게 만든, 내가 처음 올렸던 한 움큼의 ‘물건들’을 재현한 것이라 내 마음속에 특별하게 자리 잡고 있다.
오늘 당신은 무엇을 들고 다녔으며, 그것은 당신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
오늘은 가볍게 나 자신과 열쇠, 지갑, 헤드폰, 그리고 커피 한 잔을 들고 일을 하러 스튜디오로 향했다. 주말인데 일하러 간 걸 보니 내가 워커홀릭이라는 뜻일 것이다(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이 커뮤니티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이라 보는가?
최근 브루클린에 900제곱피트 규모의 공간인 GCS 스튜디오(GCS Studio) 오픈 소식을 알렸다. 이는 GCS 커뮤니티를 위한 제3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남성이 아닌 사람들이 창작 프로젝트, 교육 프로그램, 이벤트 등을 위해 원가로 사용하거나, 상품 및 서비스와 교환하거나, 프로젝트에 따라서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자원 부족으로 인해 훌륭한 아이디어들이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나는 GCS 스튜디오가 그 격차를 줄이고, GCS가 내 꿈의 발판이 되었듯 남성이 아닌 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